존존스,하빕이 '업적관리' 한다고 욕 하기가 어려운 이유
저는 프라이드 시절 '효도르 vs 크로캅' 경기부터
약 20년간 종합격투기를 지켜본 입장으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업적 관리' 부분에 대해
한번 개인적인 입장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MMA 팬들이 가장 바라는 매치는
'존존스 VS 톰 아스피날'
'마카체프 VS 토푸리아' 경기일 것입니다
'존존스 VS 은가누' 도 꿈만같은 매치이죠
하지만 쉽게 경기가 성사되지 않고있습니다
그리고 업적 관리하면 항상 언급되는 것이
존존스와 하빕일 것입니다
그래서 존존스,하빕의 입장에서 옹호하는 것이 아닌
'내가 만약 UFC 챔피언의 입장이라면?..'
하는 생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종합격투기 만큼 커리어가 무너지는 것이
한 순간인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즉 커리어를 쌓아올리는 것은 너무나 어려우나!!
커리어와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 순식간인 것이
종합격투기의 현실이겠죠
지금도 항상 GOAT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불과 프라이드 시절만 하더라도
GOAT는 무조건 효도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인류역사상 최강의 인물 타이틀을
최초로 얻은 인물이였기에)
그리고 효도르가 GOAT로 남을 수 있었던
방법은 존재했을 것입니다
어떻게?..
바로 '베우둠'과의 경기 이전에
은퇴를 했다면 가능했겠죠
베우둠과의 경기 전만 하더라도
효도르의 포스는 정말 상상이상이였습니다
물론 과거 미화라고 얘기할 수 있고
MMA가 발전하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런 논쟁은 축구,농구 에서도 언제든지 펼쳐지지만
과거에 쌓아온 업적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죠
하지만 효도르는 베우둠과의 경기 이후
연패를 거듭하면서..최강의 이미지가
정말 많이 하락하였습니다
그리고 패배를 하는 순간부터 따라오는 것이
'상대했던 선수들이 약했다'
라는 수식어로 어떻게든 깍아내리기 시작하였죠
비단 효도르만 그럴까요?
만약 챔피언이였던 선수들이
특정 경기 이전에 은퇴했다면 각 체급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앞에 먼저 나열된 선수의 입장에서)
알도 VS 맥그리거
우스만 VS 에드워즈 2차전
아덴산야 VS 션 스트릭랜드
볼카노프스키 VS 토푸리아 OR 마카체프 2차전
미오치치 VS 은가누 2차전
앤더슨실바 VS 와이드먼
케인 벨라스케즈 VS 베우둠
(챔피언은 아니지만 퍼거슨 VS 게이치)
극강의 챔피언들이였고 방어전을 이어갔을 당시만해도
어마어마한 포스를 자랑하던 챔피언들이였지만
연패를 당하는 순간부터 모든 평가가 절하되죠
특히 다른 종목보다 MMA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조건의 경쟁력과 내구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또 한번의 강한 공격으로 인해
언제든지 KO 당할 수 있는 것이 MMA 인데..
그 한번으로 인해 수십년동안 쌓아올린 업적이
평가절하되는 것이 MMA 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팀 스포츠에서는 나이를 먹은 선수가
맹활약해주면 오히려 평가가 올라가고, 부진하더라도
세월은 막을 수 없다며 인정해주는 분위기이지만
MMA에서는 '그동안 진짜 상대를 만나지 않았다'
라는 식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 맥그리거가 2체급 챔피언에서
메이웨더와 복싱경기 이후
'난 내 인생에 가족을 우선으로 하겠다'
하고 은퇴하였다면?..
지금의 위상과는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
냉정하지만 MMA 세계의 현실이기 때문이죠
하빕이 은퇴할 당시 하빕의 나이는 32살이였습니다
(88년생이였고 게이치의 경기는 2020년도)
그리고 하빕의 입장이 이해가 갔습니다
당시 라이트급에 상위 랭커들을 서브미션으로
이긴 상황에서 랭킹이 낮은 선수를 이겨도
인정받기 힘들 것이며 혹시나 만약 랭킹이
낮은 선수에게 지는 순간?..
'역시 라이트급에 제대로 된 타격가가 없었다'
'역시 라이트급에 제대로 된 레슬러가 없었다'
'역시 레슬러는 주짓때로를 만나면 힘들다'
라는 식으로 평가절하 당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지금 마카체프가 4번의 타이틀 방어를 했음에도
약간 찝찝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일치하겠죠
마카체프가 토푸리아의 경기를 피하는 이유도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전부 평가절하 당할 것이 뻔하기에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굳이?..'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이기 때문이죠
즉 어떤 선수든 팬과 안티팬이 공존할 것이기에
지는 순간!!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MMA 선수인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입니다
MMA라는 스포츠가 아무래도 투기 운동이고
상대를 가리지않고 싸우는 모습과
자신을 패배시켰던 상대에게 리벤지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장 은퇴함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바쳐
수십년동안 쌓아온 업적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선수입장에서는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존존스는 87년생으로 38살입니다
은가누는 86년생으로 39살
아스피날은 93년생으로 32살입니다
물론 존존스와 아스피날이 6살 차이밖에
안나는 것 같지만 31살, 25살이면 이해할 수 있어도
38살은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신체적인 능력이
하락하거나 은퇴하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이이고
오히려 경기를 뛰는 것 자체만으로도
리스펙 받는 나이일 것입니다
특히나 다른 스포츠에서 은퇴를 하여도
그동안의 업적을 레전드로서 대우 받지만
MMA에서는 은퇴하는 순간?
'누군가를 무서워서 피했다' 라는
식으로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죠
GOAT 중 1명인 GSP 조차 USADA 도입 이후
은퇴했다는 점으로 흠을 잡는 평가가 있는 것이
MMA 판의 현실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만약 존존스가 모든 경기를 받아들여서
존존스가 은가누를 이긴다고하더라도?..
'은가누는 나이가 너무 많다
복싱을 해서 MMA 감이 떨어졌다'
라는 반응으로 존존스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것이 아닌
승리를 폄하하기위한 반응도 나올 것입니다
아스피날을 이긴다고하더라도?..
'현재 헤비급의 선수층이 너무 얇았었다'
라는 식으로 또 안좋은 의견도 분명히 나오겠죠
그렇기에 참..이겨도 욕 먹고 져도 욕먹을 빠에는
차라리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도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페레이라가 만약 안칼한테 패배하는 순간 분명!!
'역시 레슬러 만나면 아무 것도 못하는군..' 하며
이전의 하이라이트가 묻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치마예프랑 뒤플레시 경기도 결국 지는 쪽은
'그동안 진짜 강자를 만나보지 않았다' 라는
평가 속에 씁쓸히 묻힐 수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 어떤 운동선수도 영원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상성이란 것이 존재하고 개인이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하는 MMA 선수 입장에서 정말 생각지도 못한
괴물을 맞이하여 패배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겠죠
(우마르가 괴물들과 훈련하여도 직접 상대했던
또 다른 괴물인 메랍에게 고전하여 패배했던 것처럼)
그렇기에 물론 팬의 입장에서 '증명'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증명' 해왔던 커리어에 대해서
조금 더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업적도 평가절하하기 위한 이유를 만든다면
아무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재미와 팬심일 수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인생의 전부일 수 있기에
적절한 도발은 경기의 재미를 상승시키지만
무조건적인 평가절하는 선수들의 도전정신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빕은 이제 경기를 할 수 없지만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존존스가
아스피날과 경기를 해준다면!!
정말 멋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경기자체가 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성사된 이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하고 계체량을 통과한 이후 페이스 오프와
당일 경기장에 입장할 때 그 긴장감 만으로도..
충분히 MMA 팬들에게는 큰 행복을
선사하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기결과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할 수 밖에 없지만
멋진 경기를 위해 싸운 경기장 안에는 두 영웅이
존재하기에 MMA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생각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